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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 그리고 세상의 끝




 

아침이 밝았다. 리스본을 벗어나 조금 더 서쪽으로 가는 날이었다. 목적지는 신트라(Sintra), 호카곶(Cabo da Roca), 그리고 카스카이스(Cascais).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그동안 보지 못했던 포르투갈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그래서 더 날씨가 야속했다. 





 

신트라에 가까워질수록 하늘이 점점 구름으로 덮여갔다. 바람도 불고, 기온도 뚝 떨어졌다. 세웠던 계획이 무색해질 만큼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고 향한 곳은 무어인의 성(Castelo dos Mouros)과 헤갈레이라 별장(Quinta da Regaleira)이었다. 헤갈레이라 별장은 1892년 무역상 카르발료 몬테이루가 당대 최고의 건축가와 조각가를 섭외해서 지은 곳이다. 사실 이곳은 별장보다도 정원이 더 유명하다, 어마어마한 규모는 물론이거니와 기상천외한 구조까지 갖췄다. 유유히 걷다가 끝을 알 수 없는 지하 동굴을 마주한다거나, 예상할 수 없는 장소로 이어지는 문 같은 것이 지겨워질 틈도 없이 계속 나타나곤 한다. 말 그대로 ‘비밀의 정원’이다. 





 

우리는 조금 더 서쪽으로 갔다. 유라시아 대륙의 끝 ‘호카곶’으로. 호카곶은 14세기 말까지 ‘세상의 끝’으로 불렸다. 언덕 위에는 주황색 지붕을 얹은 등대와 십자가가 달린 커다란 기념비가 있다.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 기념비에는 바다 너머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날 수밖에 없었던 포르투갈 탐험가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던 시가 새겨져있다.

 





 

호카곶에 도착하자마자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그곳의 광활한 자연에 걸맞은 거센 바람이었다. 깎아지른 듯한 화강암 절벽 아래에선 파도가 쉴 새 없이 들이치며 하얗게 부서지고 있었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짙푸른 바다가 수평선까지 이어졌다. 한때는 ‘세상의 끝’이었던 대자연 앞에서 너무나도 작은 나.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작은 나를 마주하며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마음이, 한편으로는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다. 





  카스카이스로 가는 길, 다시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거리 구석구석 햇살이 내려앉으며 차가웠던 도시가 노란빛으로 다시 물들기 시작했다. 하늘은 청명했고, 푸른 바다는 잔잔하게 일렁거렸다. 해변의 바람과 향기가 달콤했다. 불어오는 향긋한 바람에 우리의 마음도 사르르 녹아내렸다.   

등록일자 :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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